(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2년 1월
지금도 우리 코 앞에서 활용되지 않은채 버려진 훌륭한 창업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기회들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제가 "노가다에 대한 맹목 (Schlep Blindness)"라고 부르는 현상 때문입니다. 여기서 Schlep은 원래 Yiddish에서 쓰는 용어였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Schlep은 지루하고, 불쾌한 일을 지칭합니다.
아무도 노가다를 좋아하지 않지만, 해커들은 특히 싫어합니다. 창업하는 대부분의 해커들은 뭔가 멋진 소프트웨어를 써서, 어딘가에 있는 서버에 올려놓고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물론 유저랑 얘기할 필요도, 다른 회사랑 협상할 필요도, 또는 다른 사람들의 망가진 소프트웨어를 다룰 필요도 없이요. 이게 가능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
저희가 Y Combinator에서 하는 많은 것 중 하나는, 해커들에게 노가다의 필연성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뇨, 그냥 프로그래밍을 해서 창업을 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이 것을 깨닫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1995년까지도 저는 그냥 프로그래밍을 해서 창업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납득시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곧 경험을 통해서 노가다가 단순히 필연적일 뿐만 아니라, 사업 그 자체가 노가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들은 수행할 용의가 있는 노가다로 정의됩니다. 그리고 노가다는 찬 물로 채워진 수영장처럼 다뤄야 합니다. 즉, 그냥 뛰어들어야 합니다. 물론 불쾌한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위대함으로 이어지는 길에 불쾌한 일이 있다면 절대로 피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노가다를 싫어하는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대부분의 이런 생각이 무의식적이라는 것입니다. 당신의 무의식은 고통스러운 노가다를 동반하는 아이디어 자체를 보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노가다로 인한 맹목입니다.
이 현상은 벤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림픽 출전자 수준의 자기 몸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무의식이 필요한 노가다를 보고 안 하기로 결정을 내려버립니다.
제가 본 노가다에 대한 맹목의 가장 놀라운 예는 Stripe입니다. 정확하게는 Stripe의 아이디어이지요. 10년이 넘도록, 온라인에서 결제를 했던 모든 해커들은 그 경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수천명이 아마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창업했을 때에, 요리법 사이트나 현지 이벤트 등록판 같은거나 만들었습니다. 왜? 왜 그들은 사람들이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아무도 돈을 내지 않을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기반 인프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고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노가다에 대한 맹목이 결제 시스템을 고치려는 아이디어를 고려하는 것 자체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Y Combinator에 지원했던 그 누구도, 시작할 때에 "우리가 결제 시스템을 고칠까, 아니면 요리법 사이트를 만들까"라고 물어본 다음에 요리법 사이트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제 시스템을 고친다는 생각은 눈 앞에 뻔히 있었지만, 그들은 보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무의식적으로 그 고통을 회피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랑 계약을 해야 합니다. 그건 어떻게 하지요? 그리고 돈이 이동하기 때문에, 사기도 방지해야 되고, 당신 서버가 해킹당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온갖 법령과 규정도 따라야 합니다. 아마 요리법 사이트를 시작하는 것보다 이런 벤처를 창업하는게 훨씬 더 무서울 겁니다.
이 두려움이 야심찬 아이디어의 가치를 2배로 키웁니다. 그 자체의 가치 뿐만 아니라, 다른 창업자들의 관심이 낮다는 점에서 저평가 주식과 같습니다. 만약 야심찬 아이디어를 고르면 경쟁이 낮을텐데,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예상되는 어려움 때문에 기피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창업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적용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노가다에 대한 맹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노가다에 대한 맹목의 가장 소중한 해법은 무지일 겁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창업자들은, 창업하기 전에 자신들이 극복해야 했던 장애들에 대해서 미리 알았다면 아예 창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할 겁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벤처들은 젊은 창업자들이 시작한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창업자들은 문제에 비례해서 성장합니다. 하지만 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경험이 풍부한 창업자들도 그걸 내다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젊은 창업자들이 유리한 것은, 서로 상쇄하는 2개의 실수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얼마나 성장을 해야되는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있는 창업자들은 첫번째 실수만 합니다.
무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들은 너무 당연한 노가다를 동반해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제가 권하는 기법은, 본인을 상황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라고 물어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Stripe 이전에 결제를 처리했던 사람이 이 질문을 했다면, 그들이 제일 먼저 원했던 것 중 하나가 Stripe였을 겁니다.
이제 와서 Stripe가 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이 세상에는 아직도 망가진게 충분히 많습니다. 당신이 그걸 볼 줄만 안다면.
초안을 검토한 Sam Altman, Paul Buchheit, Patrick Collison, Aaron Iba, Jessica Livingston, Emmet Shear, Harj Taggar에게 감사드립니다.
2012년 1월
지금도 우리 코 앞에서 활용되지 않은채 버려진 훌륭한 창업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기회들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제가 "노가다에 대한 맹목 (Schlep Blindness)"라고 부르는 현상 때문입니다. 여기서 Schlep은 원래 Yiddish에서 쓰는 용어였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Schlep은 지루하고, 불쾌한 일을 지칭합니다.
아무도 노가다를 좋아하지 않지만, 해커들은 특히 싫어합니다. 창업하는 대부분의 해커들은 뭔가 멋진 소프트웨어를 써서, 어딘가에 있는 서버에 올려놓고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물론 유저랑 얘기할 필요도, 다른 회사랑 협상할 필요도, 또는 다른 사람들의 망가진 소프트웨어를 다룰 필요도 없이요. 이게 가능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
저희가 Y Combinator에서 하는 많은 것 중 하나는, 해커들에게 노가다의 필연성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뇨, 그냥 프로그래밍을 해서 창업을 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이 것을 깨닫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1995년까지도 저는 그냥 프로그래밍을 해서 창업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납득시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곧 경험을 통해서 노가다가 단순히 필연적일 뿐만 아니라, 사업 그 자체가 노가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들은 수행할 용의가 있는 노가다로 정의됩니다. 그리고 노가다는 찬 물로 채워진 수영장처럼 다뤄야 합니다. 즉, 그냥 뛰어들어야 합니다. 물론 불쾌한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위대함으로 이어지는 길에 불쾌한 일이 있다면 절대로 피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노가다를 싫어하는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대부분의 이런 생각이 무의식적이라는 것입니다. 당신의 무의식은 고통스러운 노가다를 동반하는 아이디어 자체를 보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노가다로 인한 맹목입니다.
이 현상은 벤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림픽 출전자 수준의 자기 몸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무의식이 필요한 노가다를 보고 안 하기로 결정을 내려버립니다.
제가 본 노가다에 대한 맹목의 가장 놀라운 예는 Stripe입니다. 정확하게는 Stripe의 아이디어이지요. 10년이 넘도록, 온라인에서 결제를 했던 모든 해커들은 그 경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수천명이 아마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창업했을 때에, 요리법 사이트나 현지 이벤트 등록판 같은거나 만들었습니다. 왜? 왜 그들은 사람들이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아무도 돈을 내지 않을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기반 인프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고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노가다에 대한 맹목이 결제 시스템을 고치려는 아이디어를 고려하는 것 자체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Y Combinator에 지원했던 그 누구도, 시작할 때에 "우리가 결제 시스템을 고칠까, 아니면 요리법 사이트를 만들까"라고 물어본 다음에 요리법 사이트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제 시스템을 고친다는 생각은 눈 앞에 뻔히 있었지만, 그들은 보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무의식적으로 그 고통을 회피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랑 계약을 해야 합니다. 그건 어떻게 하지요? 그리고 돈이 이동하기 때문에, 사기도 방지해야 되고, 당신 서버가 해킹당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온갖 법령과 규정도 따라야 합니다. 아마 요리법 사이트를 시작하는 것보다 이런 벤처를 창업하는게 훨씬 더 무서울 겁니다.
이 두려움이 야심찬 아이디어의 가치를 2배로 키웁니다. 그 자체의 가치 뿐만 아니라, 다른 창업자들의 관심이 낮다는 점에서 저평가 주식과 같습니다. 만약 야심찬 아이디어를 고르면 경쟁이 낮을텐데,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예상되는 어려움 때문에 기피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창업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적용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노가다에 대한 맹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노가다에 대한 맹목의 가장 소중한 해법은 무지일 겁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창업자들은, 창업하기 전에 자신들이 극복해야 했던 장애들에 대해서 미리 알았다면 아예 창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할 겁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벤처들은 젊은 창업자들이 시작한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창업자들은 문제에 비례해서 성장합니다. 하지만 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경험이 풍부한 창업자들도 그걸 내다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젊은 창업자들이 유리한 것은, 서로 상쇄하는 2개의 실수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얼마나 성장을 해야되는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있는 창업자들은 첫번째 실수만 합니다.
무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들은 너무 당연한 노가다를 동반해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제가 권하는 기법은, 본인을 상황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라고 물어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Stripe 이전에 결제를 처리했던 사람이 이 질문을 했다면, 그들이 제일 먼저 원했던 것 중 하나가 Stripe였을 겁니다.
이제 와서 Stripe가 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이 세상에는 아직도 망가진게 충분히 많습니다. 당신이 그걸 볼 줄만 안다면.
초안을 검토한 Sam Altman, Paul Buchheit, Patrick Collison, Aaron Iba, Jessica Livingston, Emmet Shear, Harj Taggar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