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5, 2014

[타인들의 글] Paul Graham - 끊임없이 진취적인 (Relentlessly Resourceful)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진취적인 (Relentlessly Resourceful)

2009년 3월

며칠 전에 저는 드디어 좋은 벤처 창업자를 두 단어로 표현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끊임없이 진취적인' 사람입니다.

그전까지 제가 그나마 표현에 성공한건 그 반대의 속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는 거였는데, 바로 기구한(hapless) 입니다. (역자 주: Hapless는 상황에 수동적으로 휘둘리면서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것을 설명하는데, 통제 불가능한 상황인 경우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한 경우를 모두 포함합니다. 한국어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지만 일단 '기구하다'로 번역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전에서 기구한건 불운한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사전들이 별로 잘 해석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상대편보다 월등한 경기를 펼쳤는데 심판의 판정 실수로 진 팀은 불운하다고 해야지, 기구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구하다는건 수동적인 자세를 시사합니다. 즉, 상황에 휘둘리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이 당신을 맘대로 휘두르고 있지, 당신이 세상을 휘두르지 않고 있는다는 겁니다.

<제 생각에 사전들이 틀린 이유는, (기구하다는) 단어의 의미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와서 처음부터 사전을 다시 만드는 사람이라면 기구하다는 단어를 불운하다고 설명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수백년 전에는 그렇게 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에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나 방법이 약했으며, 따라서 좋거나 나쁜 결과를 설명하는 단어는 행운과 관련된 단어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살 때에, 저는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시도했지만 성공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어로 성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려는 단어를 설명하자, 마침내 그녀는 "아, 행운(Fortuna)!"라고 말하더군요.>

안타깝게도 '기구하다'는 반의어가 없기 때문에, 창업자들에게 뭘 목표하라고 하기 어려웠습니다. "기구하지 마라!"는 구호로 부족하거든요.

저희가 찾는 자질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러닝백(running back)입니다. 좋은 러닝백은 단순히 의지력이 투철할 뿐만 아니라 융통성이 있습니다. 그들은 상대편 골로 전진하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계획을 수시로 변경합니다.

안타깝게도 이것도 그냥 비유적인 표현인데다, 미국 외의 사람들은 별로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러닝백처럼 되세요"는 "기구하지 마라"랑 비교해서 별로 좋은 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이 자질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저는 투자자들에게 할 강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희들이 창업자들에게서 찾는 자질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기구하지 않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들은 끊임없이 진취적입니다. 단순히 끈질긴게 아닙니다. 흥미로운 영역이라면 어디에서나 새로운 문제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문제를 무조건 정면돌파 할 수 없는데, 처음에는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돌파하려는게 거품인지 화강암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취적이어야 합니다. 계속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봐야 됩니다.

끊임없이 진취적이 되라.

맞는 말처럼 들리는데, 이게 모든 사람들에게 성공의 비결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성공의 비결이 아닐겁니다. 그런 종류의 일에서 성공의 비결은 아마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가져라'가 될 겁니다. 진취적이라는 것은 문제가 외부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벤처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글쓰기와 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문제는 대부분 내부적인데, 일반적으로 문제가 당신 자신의 둔감함이기 때문입니다.

<벤처에서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가지는게 성공의 비결인 부분도 있습니다. 가끔씩 당신이 하는 일이 순수한 발견의 여정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전체 그림을 보면 그런 순간들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그나마 리서치에서는 자주 발생하기는 합니다.>

아마 "끊임없이 진취적인게" 성공의 비결인 다른 영역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다른 영역들이 이 자질을 공유한다고 해도, 좋은 벤처 창업자의 자질을 설명하는데에 가장 좋은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더 정확하기도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드디어 우리가 뭘 찾고 있는지 안다면, 다른 질문들이 생겨납니다. 예를 들자면, 이 자질을 가르칠 수 있나요? 사람들에게 4년이나 이걸 가르치려는 시도 끝에, 저는 놀랍게도 많은 경우에는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모두에게는 안 되지만 많은 사람들은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수동적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진취적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그걸 꺼내주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a)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지 잘 모르고, (b) 저는 사람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 거의 병적으로 낙관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평생 동안 어떤 권위의 통제를 받고 있었던 젊은 사람들의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대기업이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끊임없이 진취적인게 성공의 비결은 확실히 아닙니다. 저는 대기업 내에서 성공의 비결이 뭔지 생각하기도 싫지만, 아마 훨씬 더 길고 복잡하고, 진취성과 복종과 동맹 관계를 형성하는 것 간의 조합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질을 정의하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 근접했습니다. 바로 '얼마나 많은 벤처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어떤 경제적인 숫자의 제한은 없습니다. 마치 증명될 수 있는 가설의 개수의 한도가 없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부의 한도가 있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습니다. 따라서 벤처의 숫자를 제한하는 유일한 변수는 잠재적인 창업자들의 숫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창업자가 될거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자질이 좋은 창업자로 이어지는지 정의하면서, 이 (잠재적인 창업자들의) 숫자에 상한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개인들에게도 유요합니다. 당신 스스로가 벤처를 창업할 만한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당신 자신이 끊임없이 진취적인 종류의 사람인지 자문하세요. 그리고 누군가를 공동 창업자로 합류시키고 싶다면, 그들이 이런 종류의 사람인지 물어보세요.

이건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벤처를 운용하고 있다면, 저는 이걸 (매일 볼 수 있도록) 거울에 써붙여놓겠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걸 만들어라"가 목적지라면, "끊임없이 진취적이 되라"는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입니다.


초안을 검토한 Trevor Blackwell과 Jessica Livingston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