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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글] 홍상민 - 창업과 혁신 Part 1: 혁신이란?

창업과 혁신 Part 1

Nintendo가 닌텐도 wii를, Steve Jobs가 iPhone을 내놓았을때 너도 나도 이젠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도 보장될수 없다고 떠들기 시작했다. 정부도 기업도 심지어는 학교도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서점에 가보아도 혁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정작 '혁신(innovation)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뾰족하게 답을 내놓는 사람이 없었다.

창의성, 인문학, 효율적 시스템, 새로운 것, 신기술 등 다양한 대답들을 하지만 속 시원한 '혁신'에 대한 정의는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험난한 창업의 길로 들어서지만 그들이 붙잡고 가야할 한가지가 있다면 그것이 뭘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 그저 뉴스에서 화두가 되는 일종의 fashion으로서의 개념인 '혁신'이 아니라 정말 창업자들을 인도할수 있는 나침반으로서의 '혁신'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몇몇 열정적인 이들과 함께 벤처혁신센터를 만들어 8개월간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연구 과정에서 벤처 기업을 향해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1. '혁신'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2. 당신은 스스로 혁신가라고 생각하는가?
3. 당신은 혁신하고 있는가?
4. 혁신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5. 혁신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6. 혁신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기서 우리가 발견하고 정의한 혁신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다.

혁신이란 한마디로 '고객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혁신의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serve할 고객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고객가치(customer value) 증대란 '고객이 인식하던 하지 못하던간에 고객의 (잠재된) 욕구를 충족시켜 새로운 혜택(benefit)을 줄수 있는 현실적인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고객의 (잠재된) 욕구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효용(utility)'이다. 효용을 쉽게 말하면 '만족'이다. 고객이 아직 만족되지 못한 부분을 만족하도록 한다는 것, 즉 한계 효용을 증가 시켜주는 것이 고객 가치에 증대이다. 

많은 기업들이 나름대로 솔루션을 제시하지만 과연 그것이 고객에게 어떤 만족을 또한 얼마나 큰 만족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벤처 기업은 바로 이 '효용'을 발견하고 '효용'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내고 '효용'을 증대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효용'은 아무리 훌륭한 기술과 유용한 기능을 제공해주어도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Law of diminishing marginal utility). 이것을 Overshooting이라고 한다. 아무리 효용을 증대 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기술을 개발하고 기능을 넣어도 더 이상 비용을 지불한 의사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즈음 되면 기술이나 완벽한 제품성이 아니라 새로운 효용, 즉 새로운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개념이나 방식이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부터 나타난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이 기대하지 못한(unexpected) 것이거나 업계의 룰을 바꾸어 기존 업체들이 그 룰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면 이것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된다.

누가 전세계 사람이 우리의 이웃이 될 줄을 알았는가? (Facebook, Twitter, LinkedIn)
누가 인터넷에서 모든 정보를 클릭만으로 얻을 수 있을 줄 알았겠는가? (Google, Altavista, Ask Jeeves)
누가 브라우저만 켜면 서로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상상했었는가? (Hotmail)
누가 손 안의 기기에다가 마음대로 누군가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자유로이 다운받거나 다운 받게 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했었겠는가? (Apple, Google)
누가 실물을 보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가? (Amazon, eBay, Zappos)
누가 자기 집을 마음대로 공개하여 대여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가? (AirBnB)
누가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과 떼지어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했었는가? (Nexon)
누가 국제 전화를 영상과 함께 무료로 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가? (Skype)

내가 자주 드는 구체적인 예로  휴대폰 카메라가 있다.

광학 카메라밖에 없던 시절에 PC보급과 더불어 디지탈로 촬영할수 있는 디지탈카메라가 세상에 나왔다. 디지탈 카메라는 찍고 지우고 다시 찍을수 있을 뿐 아니라 미리보기 및 PC 연결하여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하드 디스크의 제약으로 4~10장 정도밖에 저장할수가 없었고 낮은 해상도로 인하여 기존 사진의 퀄리티를 얻을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핵심 가치가 있었기에 디지탈 카메라는 광학 카메라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고 점진적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날 우리 손에 있다. 거기에 더하여 당시에는 어떠한 리서치 회사에서도 대세가 되지 못할거라고 '장담'했던 휴대폰 카메라가 '휴대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통하여 디카 시장을 잠식해 버렸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고객 가치'를 증대시키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카를 개발한 주체는 전통적 광학 카메라 업체가 아니라 카메라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전자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과거에 얽매여 있을 필요도 없었고 그럴만한 올무도 없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고하고 Scratch부터 개발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여기서 '핵심 가치'의 발견이란 것이 혁신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말한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핵심 가치'를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핵심 가치로서 시장 내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불굴의 의지와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말이지 수 만개의 기업들이 창업하여 곳곳의 사무실에 입주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생을 걸고 위험을 감수하며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고 나선 영웅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들이 과연 '고객'에게 집중하며 고객에게 어떠한 '만족/혜택'을 제공하고 있는지 자문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중 매우 소수의 특별한 창업자들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을 제공하거나 또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행동을 바꿀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일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창업자들을 향해서는 어떻게 그러한 방식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 무엇이 그들을 변화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는지 나에게 귀뜸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싶다.

혁신은 기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효용을 제공하는 고객 가치를 발견하는 창업자의 깊은 고민과 산업을 철저히 관찰하는 매의 눈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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